금 대신 ‘금광주’에 투자하면 더 벌 수 있을까?

금을 보유하기로 한 원칙을 세우고 나니, 마음속에서 또 다른 질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솔깃한 유혹이었습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을 캐는 ‘금광 기업’의 주가는 더 큰 레버리지 효과로 훨씬 더 많이 오르지 않을까?”

이 가설이 정말 맞는지, 저는 또다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데이터를 파헤쳐보기 시작했습니다. 금광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금광 ETF’를 대상으로, 몇 가지 전략을 비교 분석해 보았죠.

우선, 단순히 금광 ETF를 사서 보유하는 전략은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금값의 움직임보다 훨씬 더 큰 변동성으로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웠고, 장기 수익률 또한 금 자체에 미치지 못했죠.

그래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했습니다. ‘금값이 상승 추세일 때만 선별적으로 금광주를 보유하면 어떨까?’ 라는 스마트한 전략이었죠. 구체적으로는 ‘금 가격이 1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을 때만 금광 ETF를 매수하고, 이평선 아래로 내려가면 전량 매도’하는 전략을 백테스팅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이 전략은 그냥 금광 ETF를 보유하는 것보다 MDD(최대 낙폭)는 눈에 띄게 줄여주고, 위험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샤프 지수(Sharpe Ratio)는 높여주었습니다. 하락장을 피하고 상승 추세에만 참여하니, 안정성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죠. 확실히 더 영리한 전략이었습니다.

금 대신 ‘금광주’에 투자하면 더 벌 수 있을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지막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스마트한 금광주 전략이, 그냥 ‘금’을 보유한 것보다 나았을까?”

결론은 ‘아니오’였습니다.

아무리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고 위험을 관리해도, 금광주 투자의 최종 수익률은 금 자체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한 전략으로 안정성은 일부 개선했지만, 금이 가진 순수한 수익률의 벽을 넘지는 못한 것이죠.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금광 기업은 금값 외에도 유가, 인건비, 채굴 기술, 경영진의 판단, 심지어는 광산이 위치한 국가의 정치적 리스크까지… 수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위험들이 금값 상승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결국 금광주에 투자하는 것은, 금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인 ‘단순함’과 ‘안정성’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긴 분석을 통해 저는 또 하나의 원칙을 마음에 새깁니다.

‘더 높은 수익률이라는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왜 이 투자를 시작했는지 그 본질에 집중하자.’

금을 선택한 이유는 금이 가진 순수한 가치 때문이지, 그 가치에 편승한 기업들의 복잡한 경영 성과를 예측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부로 금광주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접고, 다시 저의 금고에 묵묵히 금을 채워 넣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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