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마이 스윗 홈 – 월 20만원 쉐어하우스에서 19억 아파트를 사기 까지 (1)

홈, 마이 스윗 홈 – 월 20만원 쉐어하우스에서 19억 아파트를 사기 까지 (1)

2013년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원룸얻을 보증금이 없어 회사 근처 한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데리고 사는 빌라 방 한칸을 빌린 적이 있다. 내가 화장실을 오가거나 빨래를 돌리러 가거나 외출할 때마다 사납게 짖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렇게 서러웠었다. 주인아주머니는 돈을 벌고, 강아지는 떽떽거리며 집주인 행세를 하고. 강아지 짖는 소리가 참기 힘들어 주인아주머니께 나간다고 했더니 (자세한 피해 금액은 오래 전이라 확실하지 않지만) 100만원 정도 되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서 찬 방에 누워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회사에서 나오는 무이자대출 3000만원을 받아 회사 근처 단독주택을 개조한 원룸에 살았다. 카톨릭 신자인 집주인은 주말마다 자주 손님을 초대했다. 집 근처에 큰 성당이 있었다. 어느 봄날의 주말, 호기심에 예배에 갔다가 나눠주는 밀가루 떡을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차게 쫓겨났다. 여기에서 사는 동안 회사 동기의 소개팅을 통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화장실 하나 딸린 조그마한 원룸에서 우리는 피자를 포장 해와서 먹고, 닭갈비를 먹으러 가고, 다운로드 받은 영화를 보며 꽁냥꽁냥 토끼굴 데이트를 즐겼다. 서로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요일 저녁, 3층 창 밖으로 멀어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다가오는 월요일을 실감하곤 했다.

결혼을 위해 계약 만료일보다 두어달 이르게 방을 빼야했을 때 카톨릭신자 아주머니는 다음 사람을 구해놓고 나가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네이버의 유명한 ‘피터팬의 좋은집 구하기’라는 카페에 열심히 글도 올리고, 사진도 찍어올려 몇 달 후 주인이 원하는 여성 세입자를 구해주었다. 이 때 알았다. 세상에 ‘상생 집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돈이 없으면 그런 현실을 매일 뼈저리게 체감해야 한다는 것.

결혼 후 우리의 첫 집은, 분당의 작은 주공아파트(17평)였다. 이 때는 서로를 너무 모르기도 했고, 나도 철이 없어서 남편과 많이 다투었다. 낡은 복도식 아파트의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남편에게 화장실만 조금 수리해서 쓰자라고 얘기했는데 남편은 남의 집에 100만원도 쓰기 아깝다며 반대했다. 이 때 서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는데, 그 다음 집에 또 전세를 갔다. 집 살 돈도 부족하긴 했던 것 같은데, 이때까지는 남편과 나는 부동산에 대해 좀 회의적이었던 것 같다. 가계약을 파기하자는 집 주인=부동산 중개사와 한 판 실랑이를 하고, 2년을 살았다. 계약이 끝날 즈음 나는 무조건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임신 중 3~4개월 정도 전화와 발품을 열심히 팔았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에 나의 원칙은 두가지 뿐이었다. 첫번 째, 오를 집은 모르겠으니, 떨어지지 않을 좋은 위치에 집을 사자, 두 번째, 집 값이 어떻게 되었든 평생 살아도 괜찮을만한 집을 고르자.

왜 집을 왜 사냐는 시어머님과 남편에게 나는 세는 서러워서 더 이상 못 살겠다고 강하게 어필하여 용인의 50평 역세권 아파트를 샀다. 이때만해도 부동산 가격은 떨어질거라는 의견이 우세해서 매물이 올라오더라도 바로 나가지 않았을 뿐더러 내가 산 아파트는 평수도 커서 선뜻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이 집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앞 동 없는 ‘뻥뷰’에 한 눈에 반해버렸다. 이 전 집은 앞 동이 보여서 해도 잘 들어오지 않았던지라 집 값과 상관없이 평생 살 집은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답답하지 않은 트인 베란다를 갖고 싶었다. 심지어 운 좋게도 집주인은 이미 이사를 가고 비어있는 집이라, 인테리어 공사도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었다.

이 집을 매매할 때 가장 큰 고민은 평수가 너무 넓다는 것이었는데, 코로나 시기에는 이 점이 최고의 장점이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 이모님 대신 어머님이 아이를 봐주시면서, 방 하나를 어머님 방으로 드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시어머님과 함께 몇 년을 살았다고 얘기하면 “어머.. 어떻게 시어머님이랑 그렇게 오래 살았어요?” 진심으로 우려하는 목소리였지만, 낮시간 동안 어머님은 주로 어머님 방에, 나는 재택근무를 위해 컴퓨터 방에 머무르고 화장실도 아예 나눠서 사용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지낼 수 있었다.

오랜만의 글쓰기

오랜만에 글을 써보려고 하니, 하이얀 모니터화면이 부담스럽다. 가끔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어디에 써야 할 지 망설이다가 주제를 흘려보내버리곤 했다. 누구나 글은 읽을 수 있지만, 글을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심적 여유가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글을 쓰는 것도 같다.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내 마음을 오롯이 꺼내놓는 일, 섬세하게 전달하는 일 역시 심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혹은 아주 절박한 심정에서 조금의 여유를 구하기 위하여 쓰기도 한다. 일상의 잔상을 가볍게 툭툭 써내려가고 싶은 마음은 늘 있으나, 닿지않는 글을 쓴다는 것은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무언가 병적으로 남기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자체에 안도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는 놓아주고 그날 하루의 순간 순간을 충실히 보내는 것,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희망을 기대하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최근 둘째 아이를 낳을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사실 아주 이전부터 고민해왔던 문제다. 아직껏 해결하지 못한 찝찝한 과제랄까? 가끔 새로운 가족에 대한 굉장한 열망이 피어오를 때가 있다. 이제서야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아기를 낳는 것이 부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문을 열었으면 닫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처럼, 짝수에 안정감을 느끼는 것처럼,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성스러운 의식인것 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제 네이버카페를 둘러보다가 마음이 동한 글이 있었다. 딩크로서 충분히 즐겁고 훌륭하게 살았는데, 나이가 50넘어서 되돌아보니 자식이 있는 친구들과 본인을 비교하며, 나는 누군가를 조건없이 사랑하고 책임져볼 기회가 있었던가라는 공허한 심정을 토로한 글이었다. 역시 나는 아이가 하나 있으니까, 잘했어라고 속으로 생각하던 찰나, 몇 백개의 댓글 안에서 기억에 남는 하나가 있었다. “자식 유무와는 관계없이 내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자식에게 기대든, 자식이 없는 공허함이든 모두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본질은 나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나가듯 흘려본 이 댓글에 뜻밖의 안도감이 들었다. 내 주변 요소가 아닌, 내 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모든 것이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깨달음. 어쩌면 모든 인생사는 여기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스쳐지나며, 어떻게 보면 인생은 참 단순하구나하는 안도감이었다.

누구와 함께이거나 함께이지 않거나 상관없이 결국엔 내가 나 스스로를 돌봐야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까지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 누군가에게 내 인생을 의지하려 일방적으로 기대거나, 혹은 그것을 강요하거나, 의지할 누군가가 없다고 침울해해도 모두 결론은 같다.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사실. 든든한 남편(혹은 아내)과 사랑스러운 아이가 곁에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매우 감사하고 행복할 일이지만, 절대로 내가 그들이, 그들이 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괴롭겠지만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몫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두려워 하지말고 당당히 직면하는 자세를 갖추어 나가는 쪽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삶과 나의 글은 그러한 쪽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은행의 신뢰와 블록체인이 만났을 때

디지털 자산 시장은 언제나 ‘신뢰’와 ‘혁신’ 사이의 딜레마와 싸워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없는 즉시 결제라는 혁신을 가져왔지만, 담보 자산의 불투명성과 디페깅(de-pegging) 리스크라는 신뢰의 문제를 남겼다. 반면, 전통 은행 시스템은 강력한 규제 아래 높은 신뢰를 보장하지만,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구시대적 인프라에 갇혀있다.

최근 금융 및 기술 업계가 주목하는 ‘토큰화된 예금(Tokenized Deposit on Public Blockchain, 이하 TDOP)’은 바로 이 딜레마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부상하고 있다. TDOP는 상업은행의 예금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 발행한 것으로, 이는 본질적으로 ‘은행의 부채’를 토큰화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TDOP의 파괴적 잠재력이 시작된다.

  • 1. ‘법적 신뢰’를 넘어선 ‘구조적 신뢰’의 가치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신뢰도 환경은 극적으로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엄격한 수준의 자산 담보 증명과 정기적인 회계 감사를 의무화하여, 과거 투자자들이 가졌던 담보 자산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법적인 규제’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TDOP가 제공하는 신뢰는 그 원천이 다르다.

TDOP의 신뢰는 특정 기업이나 자산에 대한 규제가 아닌, 국가의 지급준비금 제도와 예금자 보호 제도를 포함하는 ‘은행 시스템’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 이는 ‘법으로 사후에 보증된 신뢰’를 넘어, 국가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선험적인 구조적 신뢰’에 가깝다. 즉, TDOP는 태생부터 전통 금융의 가장 강력한 신뢰 메커니즘을 상속받는다는 점에서, 규제를 통해 신뢰를 증명해야 하는 스테이블코인과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

  • 2. 블록체인 ‘토큰’이 제공하는 혁신적 접근성

TDOP는 이처럼 강력한 신뢰를 기반으로, 블록체인이 가진 ‘혁신’의 과실을 온전히 흡수한다.

전통적인 은행 간 송금은 영업시간의 제약, 느린 처리 속도, 높은 중개 수수료라는 명백한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예금이 토큰화되어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 24/7 실시간 결제: 국경과 시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내내 즉각적인 가치 전송이 가능해진다.

*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대금을 지급하라”와 같은 계약 조건을 토큰에 내장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활용이 가능해져, 복잡한 금융 거래와 공급망 결제를 자동화할 수 있다.

* DeFi와의 연동: 검증된 신뢰를 바탕으로 한 TDOP가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의 주요 담보 자산이나 거래 매개체로 활용될 경우, DeFi 시장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 결론: 금융 인프라의 근본적 진화

결론적으로, TDOP는 단순한 디지털 화폐를 넘어 전통 금융(TradFi)과 디지털 자산 금융(DeFi)을 잇는 가장 현실적인 ‘가교(Bridge)’가 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의 신뢰를 얻었다 해도, TDOP가 가진 은행 시스템 기반의 ‘구조적 신뢰’는 차원이 다른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 가교가 완성될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금융 혁신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규제 정립, 블록체인의 확장성 및 보안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TDOP가 제시하는 ‘신뢰와 혁신의 결합’이라는 방향성만큼은 명확하며, 이는 미래 금융 인프라가 나아갈 길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불법 에어비앤비 퇴출’ 뉴스에서 발견한 두 가지 투자 기회

https://www.ytn.co.kr/_ln/0134_202507221554139375

오늘 오후, ‘불법 에어비앤비 대거 퇴출’이라는 제목의 YTN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동안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던 오피스텔, 원룸 등의 미신고 숙박업소들이 시장에서 정리된다는 내용이었죠. 언뜻 보면 혼란스러운 상황 같지만, 저는 이 기사 속에서 공급이 줄어드는 시장의 명백한 투자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핵심은 간단한 수요와 공급의 원리입니다.

  • 수요는 늘어난다: 코로나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죠.
  • 공급은 줄어든다: 그런데 숙소의 한 축을 담당하던 에어비앤비 공급이 대거 줄어들게 됩니다. 신규 진입 역시 법적 요건이 까다로워 쉽지 않습니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 이 간극을 채우는 플레이어는 누가 될까요? 바로 ‘합법적인’ 숙박 사업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회 1. 여유 자금이 있다면: 합법적인 에어비앤비 사업자 되기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내가 직접 합법적인 숙박 사업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정식 등록하는 것을 의미하며, 상당한 초기 자본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시장의 과실을 직접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찾아본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핵심 등록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필수 요건
대상 건물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원룸형 주택 등은 불가)
거주 요건신청인(사업자)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 (전입신고 필수)
면적 제한주택의 연면적이 230㎡ (약 70평) 미만일 것
안전 시설소화기 1개 이상 구비, 모든 객실에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외국어 능력외국어 안내 서비스가 가능한 체제 구비 (예: 안내판, 사업자 구사 능력 등)
기타(공동주택의 경우) 이웃 세대 및 관리사무소의 동의서가 필요할 수 있음

이처럼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에, 불법 숙소들이 정리된 시장은 합법 사업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회 2. 소액으로 참여한다면: 호텔 및 리츠 주식에 투자하기

당장 사업에 뛰어들 여건이 되지 않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는 더 현실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합법적인 기존 숙박 업체, 즉 호텔 기업이나 숙박 관련 리츠의 주주가 되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빈자리는 자연스럽게 호텔, 리조트 등 전통적인 숙박 시설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기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호텔신라: 국내 대표 호텔 브랜드인 ‘신라호텔’과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운영. 면세점 사업과 함께 관광객 증가의 대표적인 수혜주.
  • 서부T&D: 이 기업을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호텔 운영사를 넘어 부동산 개발(디벨로퍼)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드래곤 시티(아코르 호텔 그룹 운영)와 같은 대규모 호텔 자산을 직접 개발하고 소유하고 있어, 부동산 가치 상승과 호텔 운영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호텔주와 차별화되는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입니다.

결국 오늘의 뉴스는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직접 플레이어가 되어 과실을 따거나, 이미 잘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주주가 되어 간접적으로 과실을 나누는 것이죠.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아이디어가 코드를 지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최근 IT 및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엄격한 구문(Syntax) 중심의 프로그래밍에서 벗어나, 자연어를 통해 개발 의도를 전달하고 AI가 이를 코드로 구현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아이디어의 ‘느낌(Vibe)’과 ‘방향성’을 제시하면, 정교한 코드는 AI가 담당하는, 인간과 AI의 새로운 협업 모델이다.

바이브 코딩의 작동 원리와 효용성

바이브 코딩의 핵심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자연어 이해 및 코드 생성 능력에 있다. 사용자가 “A 전략과 B 전략의 10년간 누적 수익률과 MDD(최대 낙폭)를 계산하고, 이를 그래프로 시각화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AI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내부적으로 수행한다.

  1. 의도 파악: 사용자의 요구사항(수익률 계산, MDD 산출, 시각화)을 명확히 이해한다.
  2. 자원 호출: Pandas, Matplotlib 등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에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호출한다.
  3. 코드 생성: 전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로직을 Python 등의 언어로 순차적으로 구현한다.
  4. 결과 도출: 생성된 코드를 실행하여 최종 결과물인 그래프와 수치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 수 시간에서 수 일이 소요되던 복잡한 데이터 분석 및 백테스팅 작업을 수 분 내로 단축시킨다. 이는 단순히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코드 구현 능력의 부재로 아이디어 실행에 장벽을 느꼈던 비전문가에게 강력한 문제 해결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술 민주화’의 의의를 갖는다.

바이브 코딩의 유형과 주요 도구

현재 바이브 코딩은 목적과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화 및 발전하고 있다.

유형대표 서비스주요 특징 및 활용 분야
1. 대화형 분석/개발ChatGPT (Advanced Data Analysis), Google Gemini, Cursor(비전문가/분석가 중심)자연어 대화를 통해 데이터 분석, 시각화, 프로토타이핑, 보고서 작성 등 복합적인 결과물을 도출한다.
2. AI 코드 어시스턴트GitHub Copilot, Amazon CodeWhisperer(개발자 중심)IDE(통합개발환경) 내에서 다음 코드를 추천하거나, 주석(설명)만으로 함수 전체를 자동 생성하여 개발 속도를 극대화한다.
3. 로우코드/노코드 AIZapier, Make.com(업무 자동화 중심)특정 앱과 서비스 간의 연동(Workflow)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API 호출과 데이터 처리를 자동화하는 워크플로우를 구축한다.

전망 및 시사점

바이브 코딩의 확산은 개발자와 비개발자 모두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개발자는 반복적인 코드 작성에서 해방되어, 더 복잡한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비개발자는 더 이상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검증하고 프로토타입을 구현하는 실행력을 갖추게 된다.

결론적으로 바이브 코딩은 아이디어의 가치가 코드 구현 능력의 가치를 뛰어넘는 시대를 본격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금융, 마케팅, 연구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모든 분야에서 이 패러다임은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금인데 왜 고민할까? 국내 금 ETF vs 미국 금 ETF

한국(예: KODEX 골드선물)이냐, 미국(예: GLD)이냐.

언뜻 보면 둘 다 금에 투자하는 상품이니 비슷해 보이지만, 파고들수록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특히 ‘환율’과 ‘세금’이라는 두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죠.

오늘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구분국내 금 ETF (예: KODEX 골드선물)미국 금 ETF (예: GLD)
투자 대상국제 금 선물(Futures) 가격 추종실물 금(Physical Gold) 보유 및 가격 추종
통화원화 (KRW) 투자 (대부분 환헷지 H)달러 (USD) 투자 (환노출)
세금배당소득세 15.4%(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차이 중 적은 금액에 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양도소득세 22%(연 250만원 기본공제 후 초과분에 대해 과세)분리과세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미포함
운용보수상대적으로 높은 편 (연 0.4% ~ 0.7% 내외)상대적으로 낮은 편 (연 0.2% ~ 0.4% 내외)
거래 편의성국내 주식 시장 시간에 원화로 편리하게 거래미국 주식 시장 시간에 달러로 환전 후 거래

그래서, 어떤 선택이 더 나을까?

표를 보고 나니 머리가 더 복잡해지시나요?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정답은 없고, 투자 목적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진다.’

1. ‘진짜 안전자산’ & ‘세금 효율’을 원한다면 → 미국 금 ETF

만약 저처럼 ‘대한민국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한 최후의 보험’으로 금에 투자한다면, 미국 금 ETF가 더 본질에 가깝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환노출’ 효과 때문입니다. 보통 국내에 경제 위기가 오면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반대로 달러 가치는 상승합니다. 이때 달러로 투자된 미국 금 ETF는 ‘금값 상승 + 달러 가치 상승’이라는 이중의 헷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세금 측면에서도, 연간 매매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하는 규모의 투자자라면 양도소득세 22% 분리과세가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금융소득이 많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큰 장점이죠.

2. ‘오직 금 시세’ & ‘거래 편의성’을 원한다면 → 국내 금 ETF

반면, ‘달러 환율 같은 복잡한 건 모르겠고, 오직 국제 금 시세의 변동에만 투자하고 싶다’면 국내 금 ETF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금 ETF는 이름 뒤에 (H)가 붙는 ‘환헷지’ 상품입니다. 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주기 때문에, 투자자는 순수하게 금값의 등락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주식 계좌에서 원화로 바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연간 매매차익이 크지 않은 소액 투자자에게는 세금 구조가 더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금 대신 ‘금광주’에 투자하면 더 벌 수 있을까?

금을 보유하기로 한 원칙을 세우고 나니, 마음속에서 또 다른 질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솔깃한 유혹이었습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을 캐는 ‘금광 기업’의 주가는 더 큰 레버리지 효과로 훨씬 더 많이 오르지 않을까?”

이 가설이 정말 맞는지, 저는 또다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데이터를 파헤쳐보기 시작했습니다. 금광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금광 ETF’를 대상으로, 몇 가지 전략을 비교 분석해 보았죠.

우선, 단순히 금광 ETF를 사서 보유하는 전략은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금값의 움직임보다 훨씬 더 큰 변동성으로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웠고, 장기 수익률 또한 금 자체에 미치지 못했죠.

그래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더했습니다. ‘금값이 상승 추세일 때만 선별적으로 금광주를 보유하면 어떨까?’ 라는 스마트한 전략이었죠. 구체적으로는 ‘금 가격이 1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을 때만 금광 ETF를 매수하고, 이평선 아래로 내려가면 전량 매도’하는 전략을 백테스팅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이 전략은 그냥 금광 ETF를 보유하는 것보다 MDD(최대 낙폭)는 눈에 띄게 줄여주고, 위험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샤프 지수(Sharpe Ratio)는 높여주었습니다. 하락장을 피하고 상승 추세에만 참여하니, 안정성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죠. 확실히 더 영리한 전략이었습니다.

금 대신 ‘금광주’에 투자하면 더 벌 수 있을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지막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스마트한 금광주 전략이, 그냥 ‘금’을 보유한 것보다 나았을까?”

결론은 ‘아니오’였습니다.

아무리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고 위험을 관리해도, 금광주 투자의 최종 수익률은 금 자체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한 전략으로 안정성은 일부 개선했지만, 금이 가진 순수한 수익률의 벽을 넘지는 못한 것이죠.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금광 기업은 금값 외에도 유가, 인건비, 채굴 기술, 경영진의 판단, 심지어는 광산이 위치한 국가의 정치적 리스크까지… 수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위험들이 금값 상승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결국 금광주에 투자하는 것은, 금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인 ‘단순함’과 ‘안정성’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긴 분석을 통해 저는 또 하나의 원칙을 마음에 새깁니다.

‘더 높은 수익률이라는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왜 이 투자를 시작했는지 그 본질에 집중하자.’

금을 선택한 이유는 금이 가진 순수한 가치 때문이지, 그 가치에 편승한 기업들의 복잡한 경영 성과를 예측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부로 금광주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접고, 다시 저의 금고에 묵묵히 금을 채워 넣어야겠습니다.

금 100%, 정말 괜찮을까? 흔들리는 마음에 대한 나의 대답

금을 장기 보유하기로 결정하고 꾸준히 모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에 마음 한편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감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정말 ‘금’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 최선일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다른 자산과 섞어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은 특히 시장이 잠시 주춤할 때마다 저를 흔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불안감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보고, 저의 투자 원칙을 다시 한번 검증해보기로 했습니다. 직접 가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과거 데이터로 성과를 비교해보는, 저만의 작은 실험을 시작한 것이죠.

저는 두 가지 포트폴리오를 설정했습니다.

  • 포트폴리오 A: 저의 기본 전략인 ‘금 100% 포트폴리오’
  • 포트폴리오 B: 금과 비슷한 귀금속인 ‘은(Silver)’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단기 국채(US Short-Term Treasury)’를 섞은 ‘혼합 포트폴리오’ (예: 금 60%, 은 30%, 미국 단기채 10%)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여러 자산을 섞은 ‘혼합 포트폴리오 B’가 변동성도 적고 안정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꽤 오랜 기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테스팅한 결과는, 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 100% 포트폴리오’의 최종 수익률이 혼합 포트폴리오보다 더 높았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안정성 지표인 MDD였습니다. 당연히 여러 자산을 섞은 쪽이 하락 방어를 더 잘 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금 100% 포트폴리오의 MDD가 더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즉, 수익률은 더 높았지만 위험도는 더 높지 않았던 것이죠.

아래 그래프는 두 전략의 성과 차이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금 100%, 정말 괜찮을까? 흔들리는 마음에 대한 나의 대답


그래프를 보면, 검은색 선으로 표시된 ‘금 100%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빨간색 선 ‘혼합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앞지르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금은 그 자체로 강력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지만, 은은 산업재 성격이 강해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단기 국채는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자산들이 각자의 단점을 보완해주기보다, 오히려 금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어설픈 분산 투자는 때로는 서로의 장점을 깎아 먹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이 작은 실험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저의 첫 번째 원칙을 확고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금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른 생각에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금 그 자체의 힘을 믿고 나아간다.’

물론 이 전략이 미래에도 100% 똑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데이터에 근거한 명확한 원칙은, 시장의 소음 속에서 저의 마음을 지켜줄 가장 든든한 등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다시 ‘한국 주식’을 주목하는 이유

다시 ‘한국 주식’을 주목하는 이유

그동안 제 투자 다이어리는 ‘금’이라는 안전자산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다가올지 모르는 인플레이션의 파도 속에서 제 자산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선택이었죠. 하지만 최근, 다시 ‘주식’이라는 성장자산을 추가할만한 중요한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의 턴어라운드 소식입니다.

사실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우리만의 이야기로도 꽤 뜨거웠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내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들, 그리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주주가치 정상화 노력까지. 이러한 내부적인 동력 덕분에 시장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저 역시 이 흐름을 보며 ‘이제는 한국 주식도 달라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더 크고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바로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라는 외부의 거대한 파도입니다.

최근 발표된 OECD 경기선행지수가 드디어 바닥을 다지고 상승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 지표는 통상 6~9개월 뒤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미래를 보는 창’과도 같습니다. 이 창이 어둠에서 빛으로 돌아섰다는 것은, 세계 경제의 회복이 머지않았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라는 거대한 시장의 지갑이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 그곳에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을 파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자연스레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내부적인 체질 개선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온 한국 경제에, 이제는 외부 환경이라는 순풍까지 불어주기 시작한 셈이죠.

국내의 체질 개선과 외부 환경의 회복이라는 두 개의 강력한 엔진이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더 이상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동안 금을 통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해왔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국내 주식, 특히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 대형주 중심으로 옮겨 공격적인 기회를 엿봐야 할 때입니다.

물론 모든 예측이 다 맞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변곡점 앞에서 기회를 외면하는 것은 더 큰 후회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오랜만에 주식 계좌에 들어가 유망한 수출 기업들의 이름을 하나씩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금, 사고팔까? 묻어둘까? 나의 첫 번째 원칙을 정하다

지난번, 인플레이션 시대에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금’을 선택하고 KRX 금시장을 통해 투자하겠다는 결심을 기록했다. 계좌를 만들고 나니, 이제 진짜 중요한 질문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사고팔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트레이딩’의 길과, 묵묵히 금을 사 모으며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기다리는 ‘바이앤홀드’의 길.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트레이딩에 마음이 기울었다. 주식처럼 차트를 보고, 특정 기술적 지표를 활용하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전략 중 하나인 120일 이동평균선 돌파 매매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보았다.

120일선은 보통 6개월간의 평균 가격을 의미하기에, 시장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값이 120일선을 뚫고 올라갈 때 매수하고, 아래로 꺾일 때 매도하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전략. 이 원칙만 지킨다면 손실은 피하고 수익은 쌓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의 이 막연한 기대는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며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시중에 공개된 여러 분석 자료와 백테스팅 데이터를 찾아보며, 나는 두 가지 전략의 과거 성과를 비교해 보았다. 그리고 꽤나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히 금을 사서 꾸준히 보유하는 ‘바이앤홀드’ 전략의 최종 수익률이, 120일선 돌파 매매 전략보다 더 높았던 것이다.

금, 사고팔까? 묻어둘까? 나의 첫 번째 원칙을 정하다

물론 시장이 하락할 때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트레이딩 전략이 손실을 더 잘 방어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투자 기간 중 가장 큰 손실 폭을 의미하는 MDD도 비교해 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두 전략 간의 MDD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잦은 매매가 반드시 위험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오히려 잦은 거래는 추가적인 수수료를 발생시키고, 매매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까지 더해진다. 내가 금에 투자하기로 한 본질적인 이유, 즉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내 자산의 가치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대원칙과도 멀어지는 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첫 번째 금 투자 원칙을 세웠다.

“시장의 단기적인 흔들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꾸준히 사서 묵묵히 보유한다. 나의 금 투자는 ‘바이앤홀드’다.”

물론 이 원칙이 미래의 절대적인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시장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자산을 가장 확실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제부터 나의 KRX 계좌는 단기적인 수익을 좇는 전쟁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차곡차곡 금을 쌓아나가는 든든한 금고가 될 것이다.